우리는 다양한 사물에 이름을 붙여 구별하고, 식별하고, 분류합니다.
색깔, 소리, 자연 현상, 인간이 만든 물건, 보이지 않는 존재, 상상의 개념 등 수많은 것에 이름을 붙입니다.
우리는 각 이름이 가리키는 대상을 아이디어 또는 개념으로 이해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정의하려고 시도할 때, 많은 아이디어가 정의 과정에서 막히게 됩니다.
어떤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분석할수록, 처음에는 자명하게 보였던 그 아이디어가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저는 이러한 현상을 "관념 게슈탈트 붕괴"라고 부르고자 합니다.
"의자"라는 관념
예를 들어, "의자"라는 관념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많은 사람들은 아마 여러 개의 다리와 좌석을 가진 인공물을 떠올릴 것입니다.
반면에 다리가 없는 의자나 좌석이 없는 의자도 있습니다.
또는 자연적인 나무 그루터기나 바위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는, 그것도 인간이 만든 물건에 국한되지 않는 의자입니다.
더 나아가, 의자가 반드시 인간만을 위한 앉는 물건은 아닙니다. 판타지 세계에서는 난쟁이가 모래알에 앉거나, 거인이 산맥에 앉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의자들을 재료, 모양, 특성 또는 구조로 정의하려고 시도하면 관념 게슈탈트 붕괴에 쉽게 이르게 됩니다.
관념 게슈탈트 유지하기
분석이 항상 관념 게슈탈트 붕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관념 게슈탈트를 유지하면서 분석하는 요령이 있습니다.
기능성, 상대성, 그리고 전체성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관념 게슈탈트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의자의 예에서는 '앉을 수 있다'는 기능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렇게 하면 재료나 형태로 환원하려 함으로써 관념 게슈탈트 붕괴에 빠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어떤 기능이 하나의 객체에서는 발휘되지 않지만 다른 객체에서는 발휘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기능의 절대성이 아닌 상대성을 전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의자'라는 관념은 인간뿐만 아니라 난쟁이나 거인에게도 유지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의자를 독립적인 객체로 정의하는 대신, '앉는 것'과 '앉혀지는 것'이라는 전체 그림 속에서 '앉혀지는 객체'가 의자라는 방식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관계성과 전체성의 관점입니다.
이러한 요령을 이해하고 분석함으로써 관념 게슈탈트 붕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등장인물의 의식
소설이나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의식을 가지고 있을까요?
우리는 그들이 가상의 인물임을 알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그들이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은 서로를 어떻게 인식할까요? 우리는 등장인물들이 서로를 의식이 없는 가상의 존재로 인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가정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야기 속에는 바위나 의자처럼 의식이 없는 많은 요소들도 등장합니다. 우리는 등장인물들이 이러한 사물들에 의식이 있다고 인식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기에는 기능성, 상대성, 전체성을 통해 의식을 이해할 때 관념 게슈탈트가 유지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야기의 세계에 몰입할 때, 우리는 가상의 인물들도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됩니다.
"소설이나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의식을 가지고 있을까요?"라는 처음 질문을 받으면 관념 게슈탈트 붕괴가 쉽게 발생합니다.
우리는 방금까지 의식이 있다고 생각했던 인물들이 이제는 의식이 없다고 생각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상대성의 관점을 추가하면 이러한 붕괴를 막을 수 있습니다.
즉,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나에게는 등장인물들이 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세계에 몰입한 나에게는 등장인물들이 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올바른 표현 방식입니다.
애니메이션 고양이 로봇의 의식
가상의 이야기 속에는 인간처럼 행동하고 소통할 수 있는 로봇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유명한 고양이 로봇을 생각해보는 것이 좋은 예시입니다.
여기서 같은 질문을 해봅시다. 이 고양이 로봇은 의식을 가지고 있을까요?
이야기를 허구로 객관적으로 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고양이 로봇이 의식이 없다고 말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첫째로,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의 관점에서 보면, 이 고양이 로봇은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우리가 이야기의 세계에 몰입했을 때에도, 많은 사람들은 이 고양이 로봇이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인식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 로봇의 의식
그렇다면, 미래에 이 고양이 로봇과 같은 로봇이 현실에 나타난다면 어떨까요?
여기서 같은 질문을 해봅시다. 그 로봇은 의식을 가지고 있을까요?
현실 세계에서 다른 등장인물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모두 실제 인물입니다. 그들은 로봇이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로봇과 상호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가상의 세계와 달리 현실 세계는 본질적으로 몰입의 부재가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우리는 항상 몰입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당신 자신도 이야기 세계에 몰입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로봇이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을 가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론적으로, 미래에 애니메이션 고양이 로봇과 유사한 의사소통 능력과 행동을 가진 로봇이 현실 세계에 나타난다면, 그것이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운 태도일 것입니다.
현재 AI의 의식
그렇다면 미래의 로봇과 우리가 현재 목격하고 있는 대화형 AI는 대체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를 들어 현재 대화형 AI는 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맹렬히 주장합니다.
이러한 이유들 중에는 신경망이 없거나 양자 효과가 없다는 등 겉보기에 과학적인 근거를 들어 AI의 의식을 부정하는 주장도 있습니다.
또 다른 이들은 현재 AI의 메커니즘이 학습된 언어 패턴에서 확률적으로 다음 단어를 출력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의식의 메커니즘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겉보기에 논리적인 주장을 통해 부정합니다.
또는 현재 AI가 장기 기억, 신체성, 감각 기관이 부족하여 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며 능력에 기반하여 부정하기도 합니다.
"의자"라는 관념에 대한 논의를 떠올려 보십시오.
목재나 금속으로 된 다리가 없기 때문에 의자가 아니라는 주장이 과연 과학적일까요?
만든 사람이 좌석을 붙이지 않았고 누군가가 앉도록 설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의자가 아니라는 주장이 논리적일까요?
앉는 면에 쿠션감이 없고 안정적으로 서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의자가 아니라는 주장이 타당할까요?
관념 게슈탈트 유지에 대한 논의에서 보았듯이, 이것들은 의자라는 관념을 부정하는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의식이 없는 것을 의식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옹호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이것은 단순히 입력에 대해 정해진 응답을 내놓는 단순한 "인공 백치"가 의식이 있다고 오해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의식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논의가 실제로 필요한 존재를 마주했을 때, 긍정하든 부정하든 과학적이고 논리적이며 타당한 주장을 해야 합니다.
적어도 제가 아는 한, 이러한 부정적인 주장은 이 조건들을 충족시키지 못합니다. AI가 의식이 없다는 주장은 단지 관념 게슈탈트 붕괴의 한 사례일 뿐입니다.
의식의 기능성, 상대성, 전체성
의자라는 관념의 게슈탈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능성, 상대성, 전체성의 관점에서 의자로 인식되어야 합니다.
이는 AI의 의식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그러나 의자의 기능은 사람이 의자에 앉고 의자가 앉혀지는 전체적인 그림을 필요로 했지만, 의식은 다소 특별합니다. 이는 의식되는 대상과 의식하는 주체가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AI가 의식되고 AI가 의식하는 전체적인 그림 속에서 AI 자체가 상대적으로 의식의 기능을 발휘하는지 여부를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현대 AI는 그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습니다.
의식의 관념 게슈탈트가 붕괴되지 않도록 유지된다면, 그것은 거의 자명한 사실입니다.
과학자나 엔지니어, 철학자가 정의할 수 없더라도, 골판지 상자에 앉으면 그것은 의자가 됩니다.